야구·소프트볼 손잡았지만 올림픽 재진입 또 실패

야구·소프트볼 손잡았지만 올림픽 재진입 또 실패

입력 2013-09-09 00:00
업데이트 2013-09-0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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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기간 리그 중단없다”…메이저리그 비협조에 발목

한국 야구가 전승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는 2020년 올림픽에서도 허락되지 않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총회를 열고 레슬링을 2020년 하계올림픽 추가 종목으로 선정했다. 레슬링과 함께 최종 후보였던 야구·소프트볼, 스쿼시는 쓴잔을 들었다.

야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소프트볼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치러져 오다가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나란히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2005년 7월 싱가포르 IOC 총회 기간 진행된 올림픽 퇴출 종목 결정 찬반 투표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모두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2012년 런던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 이듬해 2월 IOC 총회에서 재투표를 벌였지만 두 종목 모두 부결됐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다 퇴출당한 것은 1936년 폴로 이후 야구와 소프트볼이 처음이다.

야구가 제외된 것은 올림픽 참가를 위해 자국 리그를 중단할 수 없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비협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IOC는 세계 최고 수준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야구를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하겠다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올림픽 참가를 위해 리그를 중단할 수 없다며 번번이 이에 맞섰다. 2006년에는 새로운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개최하는 등 독자노선을 걸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끊이지 않는 ‘약물 추문’도 야구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약물에 기댄 선수를 몇 경기 출장정지하는데 그치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선 2년간 경기에서 뛸 수 없게 한다”며 메이저리그가 도핑에 대해 더 엄격하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여성만 참가하는 종목이었던 소프트볼은 미국의 독주가 계속되는 등 세계적인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후 야구와 소프트볼은 독자적으로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9년 10월 코펜하겐 IOC 총회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종목에 이들 대신 골프와 7인제 럭비가 추가됐다.

그러자 국제야구연맹(IBAF)과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은 야구와 소프트볼이 단일 종목 형태로 2020년 하계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될 수 있도록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라는 통합 기구까지 출범시켰다.

올림픽에서 야구는 남자부, 소프트볼은 여자부 경기로 치러 IOC가 추구하는 양성 평등의 가치도 구현하겠다며 IOC를 설득했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하지 못한 채 올림픽 종목에 재진입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메이저리그가 올림픽 기간 정규시즌을 중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재천명하면서 야구와 소프트볼의 노력에 결정적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수장인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는 정규리그 일정 탓에 최고의 선수를 올림픽에 보내 달라는 IOC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셀리그 커미셔너는 “시즌을 중단하면 11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은 물론 12월에도 야구를 해야 할지 모른다”며 “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야구 종목 최고의 무대가 올림픽이 아니라는데 IOC가 야구를 올림픽 종목에 다시 넣어줄 리는 만무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 대회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한 한국야구는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를 제패할 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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