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에서야 포스트시즌 대진이 완성될 만큼 어느 해보다 순위싸움이 치열했던 2013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6개월여의 대장정을 끝내고 5일 막을 내렸다.
NC 다이노스가 가세해 1982년 출범 후 처음 9개 구단 체제로 치러진 올해는 ‘가을 야구’의 판도까지 바꿔놓은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힌 KIA 타이거즈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가을 야구의 절대강자 SK 와이번스의 추락이라는 뜻밖의 결과도 나왔다.
삼성이 사상 첫 정규리그 3연패의 위업을 이루며 최강팀임을 재확인한 가운데 LG와 넥센은 각각 2, 3위 자리를 나눠갖고 4위 두산 베어스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최근 2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모두 제패한 삼성이나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은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터라 4강 안에 든 것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복병’ 정도로나 여겨졌던 LG와 넥센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라운드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은 16년 만이다.
지난해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개성 강한 LG 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냈다.
미국 메이저리거 출신 류제국과 처음 풀타임 선발로 나선 우규민·신정락 등 토종 선발진, 정현욱·류택현·이동현·이상열 등 경험 많은 불펜진,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그고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른 마무리 봉중근 등이 일궈낸 마운드의 안정은 4강행의 발판이 됐다.
여기에 타격 1위를 차지한 주장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이진영·정성훈 등 베테랑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오지환·김용의·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어우러지면서 LG는 가을 야구 한풀이에 성공할 수 있었다.
넥센은 신임 염경엽 감독의 지휘 아래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맞았다.
6∼7월 소속 선수의 음주운전 사건 등 불미스런 일이 터지고, 선발 투수의 부진 등으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 빛은 보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넥센의 성장을 이끌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 구사 등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타선에서는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장해 홈런(37개)·타점(117점)·득점(91점)·장타율(0.602)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매김한 박병호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서건창, 문우람, 이택근, 강정호, 이성열 등으로 꾸려진 타선은 매서운 집중력으로 선발 투수진의 부진을 만회하곤 했다.
올 시즌 27홀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오른손 사이드암 한현희와 친정으로 돌아온 송신영(15홀드)에 리그 세이브왕 손승락(46세이브)이 버틴 불펜진도 ‘넥센 돌풍’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올해 LG, 넥센의 선전에 대비된 것은 KIA, SK의 몰락이다.
시범경기에서 5년 만에 1위를 차지한 KIA는 4월 한 달간 13승1무5패로 승승장구하는 등 5월 초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돈을 들여 영입한 김주찬을 시작으로 신종길, 김선빈, 이용규 등의 잇따른 부상으로 전열에 균열이 생겼다. 마운드에서도 시범경기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에이스 윤석민이 5월 초에야 합류하고 6월 말에는 당시 9승1패로 호투를 이어가던 양현종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되는 등 출혈이 이어졌다.
게다가 마무리 투수의 부재에 시달리기까지 하면서 결국 올해 1군 무대에 뛰어든 NC에도 뒤진 8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 SK도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팀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은 없고 오히려 좌완 정우람이 입대하는 등 핵심 자원이 이탈한 데다 김광현, 박희수, 박정권, 김강민 등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온전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만수 감독은 개막전부터 한동민, 이명기, 조성우, 문승원 등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을 중용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바람과는 달리 엇박자를 냈다. 후반기에 김강민, 박재상, 박정권 등이 살아나면서 잠시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008년부터 빠지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 자이언츠를 올 시즌 가을 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롯데는 FA 홍성흔과 김주찬을 잡지 못하면서 생긴 전력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신생 NC는 9개 팀 중 7위로 리그 데뷔 첫해 연착륙하며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지만 노장 김응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는 개막 13연패에 빠지는 등 시즌 내내 바닥을 기다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러 체면을 구겼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가 가세해 1982년 출범 후 처음 9개 구단 체제로 치러진 올해는 ‘가을 야구’의 판도까지 바꿔놓은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힌 KIA 타이거즈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가을 야구의 절대강자 SK 와이번스의 추락이라는 뜻밖의 결과도 나왔다.
삼성이 사상 첫 정규리그 3연패의 위업을 이루며 최강팀임을 재확인한 가운데 LG와 넥센은 각각 2, 3위 자리를 나눠갖고 4위 두산 베어스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최근 2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모두 제패한 삼성이나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은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터라 4강 안에 든 것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복병’ 정도로나 여겨졌던 LG와 넥센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라운드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은 16년 만이다.
지난해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개성 강한 LG 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냈다.
미국 메이저리거 출신 류제국과 처음 풀타임 선발로 나선 우규민·신정락 등 토종 선발진, 정현욱·류택현·이동현·이상열 등 경험 많은 불펜진,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그고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른 마무리 봉중근 등이 일궈낸 마운드의 안정은 4강행의 발판이 됐다.
여기에 타격 1위를 차지한 주장 이병규를 비롯해 박용택·이진영·정성훈 등 베테랑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오지환·김용의·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어우러지면서 LG는 가을 야구 한풀이에 성공할 수 있었다.
넥센은 신임 염경엽 감독의 지휘 아래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맞았다.
6∼7월 소속 선수의 음주운전 사건 등 불미스런 일이 터지고, 선발 투수의 부진 등으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했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 빛은 보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넥센의 성장을 이끌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 구사 등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타선에서는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장해 홈런(37개)·타점(117점)·득점(91점)·장타율(0.602)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매김한 박병호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서건창, 문우람, 이택근, 강정호, 이성열 등으로 꾸려진 타선은 매서운 집중력으로 선발 투수진의 부진을 만회하곤 했다.
올 시즌 27홀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오른손 사이드암 한현희와 친정으로 돌아온 송신영(15홀드)에 리그 세이브왕 손승락(46세이브)이 버틴 불펜진도 ‘넥센 돌풍’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올해 LG, 넥센의 선전에 대비된 것은 KIA, SK의 몰락이다.
시범경기에서 5년 만에 1위를 차지한 KIA는 4월 한 달간 13승1무5패로 승승장구하는 등 5월 초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돈을 들여 영입한 김주찬을 시작으로 신종길, 김선빈, 이용규 등의 잇따른 부상으로 전열에 균열이 생겼다. 마운드에서도 시범경기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에이스 윤석민이 5월 초에야 합류하고 6월 말에는 당시 9승1패로 호투를 이어가던 양현종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되는 등 출혈이 이어졌다.
게다가 마무리 투수의 부재에 시달리기까지 하면서 결국 올해 1군 무대에 뛰어든 NC에도 뒤진 8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 SK도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팀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은 없고 오히려 좌완 정우람이 입대하는 등 핵심 자원이 이탈한 데다 김광현, 박희수, 박정권, 김강민 등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온전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만수 감독은 개막전부터 한동민, 이명기, 조성우, 문승원 등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을 중용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바람과는 달리 엇박자를 냈다. 후반기에 김강민, 박재상, 박정권 등이 살아나면서 잠시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008년부터 빠지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 자이언츠를 올 시즌 가을 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롯데는 FA 홍성흔과 김주찬을 잡지 못하면서 생긴 전력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신생 NC는 9개 팀 중 7위로 리그 데뷔 첫해 연착륙하며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지만 노장 김응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는 개막 13연패에 빠지는 등 시즌 내내 바닥을 기다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러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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