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 무죄에 일부 분노‥찬-반세력 충돌도

이집트 국민은 2일 유혈 진압 혐의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재판부가 선고한 종신형 판결에 대체로 환영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무바라크와 그의 두 아들 가말, 알라의 부정 축재 등 부패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선고공판이 열린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 밖에 몰려든 시민과 희생자 가족들은 종신형 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하며 이집트 국기를 흔들었다.

심지어 재판정에서도 일부 환호성이 들렸다.

경찰학교 밖에서 알자지라와 만난 20대 청년은 “종신형은 독재자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라면서도 “부패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판정 안팎에서는 무바라크 지지자와 반대 세력의 충돌이 일부 투석전과 몸싸움까지 번져 최소 20명이 다치고 4명이 체포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경찰학교 안팎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5천명과 군인 2천명 등 군경 7천명이 배치됐다.

한편 선고공판을 생중계한 이집트 국영TV는 ‘세기의 재판’에 쏠린 관심을 증명하듯 외국언론에 중계료로 7천∼1만달러(약 800만∼1천200만원)를 요구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8월 3일 시작된 무바라크 재판을 위해 3명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그동안 49차례에 걸쳐 250시간 넘게 공판을 열었다.

아흐메드 리파트 재판장은 이날 선고에 앞서 이같이 밝히고 “공식 재판기록과 관련 제출 서류만 각각 700페이지와 6천페이지를 넘어 재판부가 100일 넘게 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