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李대통령 독도 방문에 충격

日, 李대통령 독도 방문에 충격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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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항의…외교관계 파국 경고 ”정치 불안에 허 찔렸다” 격앙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 독도 방문에 크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취임 이후 조용한 대일 외교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강조하던 이 대통령이 강경 자세로 선회해 독도 방문을 결행한 배경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소비세 법안 처리를 위해 야권과 조기 총선에 합의, 정국이 긴박한 시점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에 나선데 대해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 日 정부 강력 항의…”외교관계 치유 불능”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을 입수한 9일부터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독도 방문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10일 아침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실행된다면 우리나라의 입장에 배치된다”면서 방문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항의 표시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소환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경색된 한일 관계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치유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독도 문제로 양국의 여론이 악화하면서 외교 관계의 복원 전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대응과 경제협력 등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등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파장이 양국 간 외교 악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레임덕 의식 정권 부양 카드”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강행이 친인척 비리 등으로 레임덕에 빠진 정권을 부양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대일 관계에서 자극적 언동을 피하던 이 대통령이 최근 강경하게 돌아선 것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일 강경 자세를 요구하는 여론을 의식해 ‘반일 카드’를 빼어 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정권 말기 레임덕이 가속하자 대일 강경 자세로 정권을 부양하기 위해 독도 방문을 결행했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식민지에서 해방된 광복절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독도에 대한 실효지배를 과시하고 리더십을 국민에 부각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레임덕에 빠진 이 대통령이 임기 중의 대일 외교관계 포기를 각오하고 인기 만회를 위해 애국 퍼포먼스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한일 외교 관계가 급랭한 것은 이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에 일본이 미온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작년 11월 교토(京都)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노다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강하게 촉구했으나 일본으로부터 구체적 회답이 없자 일본에 대한 불신감을 높여왔다면서 이번 독도 방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 “정치 불안에 허 찔렸다”

일본은 노다 총리의 조기 총선 방침으로 정국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일본은 노다 총리가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의 협조를 받는 대가로 조기 총선을 약속하면서 정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지난 7월 쿠릴열도(일본 명칭은 ‘북방영토’)를 전격 방문했을 때도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 문제로 정국이 불안한 틈을 노렸다고 비판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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