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조선병합 시비 왜 건드리지 않았나” 지적한일교섭·재판 영향 의식 가능성’식민지 합법’ 인식 반영한 것일수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관련 자문기구 보고서가 식민지배 사실을 명기하면서도 대만 식민지화의 경위만 언급하고 한국 식민지화는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 전망이다.이오키베 마코토 구마모토(熊本) 현립대 이사장은 7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기고문에서 “보고서에 청일전쟁 후 대만을 식민지화했다고 쓰여 있지만, 러일전쟁 후 한국 병합의 시비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오키베 이사장은 이어 “보고서는 ‘1930년대 후반부터 식민지 지배가 가혹화했다’고 썼지만, 왜 (한국) 합병의 시비(是非)가 빠진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6일 공개된 보고서에는 “아시아에서는 식민지화를 면하고 근대화를 이룬 일본이 청일전쟁에 승리한 뒤 대만을 식민지(1895년)로” 삼았다는 내용이 있지만 한국을 식민지화한 과정은 생략했다. 러일전쟁 직후 을사늑약을 거쳐 1910년 한국을 병합한 데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러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은 러시아의 팽창을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비 서양의 식민지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웠다”고 적었다.
우선 이는 조선 식민지화가 합법이라는 인식을 내포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일본 정부는 한일국교정상화 협상때부터 줄곧 조선 식민지화는 ‘조약(을사늑약)’에 의한 것으로서 당시에 합법이었다고 주장해왔다 .
아니면 보고서를 쓴 전문가들이 현재 한일간 군위안부, 강제징용 등 미해결 현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조선 식민지화를 인정할 경우 재판이나 한일 당국간 협상 등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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