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조짐’ 중일관계·’냉전계속’ 한일관계 각각 반영한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와 관련한 전문가 자문기구의 보고서는 한국과 중국에 대해 현격히 다른 시선을 투영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6일 공개된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서로 화해를 향한 자세를 보여줬지만 쌍방의 생각이 충분히 합치하지 않은 70년이었다”며 중국의 노력을 일정 정도 평가했다. 또 2006년 양측이 맺은 ‘전략적 호혜관계’는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잘못 끼운 단추를 다시 끼워 화해를 추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역사인식 문제에서 ‘골대(골포스트)’를 움직여왔다”고 주장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취임 때부터 (일본 문제에서) ‘심정’(감정)을 전면에 내세운 전례없이 엄격한 대일 자세를 가진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 신문 7일자 사설은 “보고서에 온당치 않은 표현도 있다”며 ‘골대’ 관련 기술을 거론한 뒤 “한국 측의 ‘심정적(감정적인)인 외교자세를 비판하면서 일본도 감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득책이 아닐 것”이라고 적었다. 일본 언론이 보기에도 한국에 대해서는 여과없는 표현들이 들어갔던 것이다.
도쿄신문도 보고서가 “중국에는 기대감, 한국에는 불신감”을 표출했다고 썼다.
보고서의 한·중 관련 내용이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 것은 한일관계와 중일관계의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작년 11월과 지난 4월 두차례 정상회담을 하면서 개선 조짐을 보이는 중일관계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문제로 크게 부딪힌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이 보고서 내용에 여실히 반영된 셈이다.
더욱이 ‘중일관계를 개선하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는 아베 정권 핵심 인사들의 인식이 이번 보고서에 투영됐을 개연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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