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해임후 김정은 군부 장악 ‘일사천리’

리영호 해임후 김정은 군부 장악 ‘일사천리’

입력 2012-07-18 00:00
업데이트 2012-07-18 17: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정부 당국자 “예정 수순이지만 권력장악 대내외 과시 목적”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 해임 이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원수에 오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장악이 거침없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16일 리 총참모장 해임후 17일 야전군 출신으로 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현영철이 차수로 승진했고, 다음날인 18일 대장인 김 제1위원장 자신이 차수를 건너뛰어 원수 칭호를 받았다. 불과 이틀만에 김 제1위원장이 명실상부하게 군부를 장악한 것이다.

정부는 그의 원수 칭호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북한 내부 문제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내심으로 이날 이뤄진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원수 칭호를 최근 리 총참모장에 대한 해임, 후임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영철 대장의 차수 승진과 같은 맥락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후계 구축 과정에서 1등 공신 역할을 한 리 참모장의 실각 사태를 두고 북한 내부에서 심각한 권력암투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은 이미 제기 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이 외부의 권력암투설을 불식하고 확고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원수 칭호 수여를 전격 단행한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특별 방송을 통해 그의 원수 칭호 수여 발표를 한 것은 리영호 해임 이후 군부와 지배층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 있을지 모를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이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면서도 “김 제1위원장이 대내외에 권력 장악이 확고하다는 점을 각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리 총참모장에 대한 해임으로 시작된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세팅과정으로 본다”면서 “이번 원수 칭호는 확실한 권력장악을 과시하며 ‘딴 마음 먹지 말라’는 대내외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김진무 연구위원도 “리 총참모장의 해임으로 권력투쟁 등 많은 설이 있었지만 이제 (이런 관점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 제1위원장은 (여전히) 상당한 권력을 가진 절대자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자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북한 권력층 내부에 쟁투가 있었는지 여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김정일 사후 김 제1위원장으로의 권력 집중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그가 이 처럼 빠른 속도로 군부를 장악하는 속내가 무엇인지는 명확치 않다.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일사천리로 상황이 진행되는 것으로 봤을 때 당초 정해 놓은 시나리오대로 가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급하게 군부를 장악하지 않으면 안되는 속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기에 군부를 장악해 권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일 수도 있지만, 내부 동요설 까지 제기되고 있는 북한군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리 총참모장 해임과 김 제1위원장 원수 등극 이후 대대적인 군 인사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군의 인적개편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의 군 장악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군부내 갈등 역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되는 북한 내부의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