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캠핑장 화재 ‘의인’ 박흥씨 “너무 안타까워”

강화 캠핑장 화재 ‘의인’ 박흥씨 “너무 안타까워”

입력 2015-03-22 10:57
수정 2015-03-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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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옆 텐트 뛰어들어 8세 아동 구해

22일 새벽 인천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한 8세 어린이를 구조한 박흥(42)씨는 “같은 아버지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화재로 숨진 옆 텐트 가족과) 서로 대화는 없었지만, 잠시 봤는데 (숨진 분이)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자상한 것 같았다”며 피해 가족의 화목한 분위기를 전했다.

아들·딸과 함께 이 캠핑장에 놀러온 박씨는 화재가 발생한 이모(37·사망)씨의 텐트와 불과 1m 떨어진 텐트에 머물렀다가 화재를 목격, 이씨의 둘째 아들(8)을 불길에서 구조했다.

박씨는 “부인과 통화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나와보니 옆 텐트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며 “우리 애들을 급히 대피시키고 옆 텐트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입구 쪽에 앉아서 울고 있던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고 사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살신성인의 행위로 이 군의 목숨을 구한 그는 “밖에서 봤을 때 불길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래서 텐트를 열기 전에는 (이씨 일가족이) 살아계실줄 알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밤이 되면서 날씨가 쌀쌀해 텐트 내에서는 난방 중이었다고 텐트 내 상황도 설명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뒤 불길은 상당히 진행됐고,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은 불을 끄거나 불이 더 번지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며 “주변 소화기를 사용하려했지만 작동이 안돼 소방관들이 오기 전까지 샤워장에 있는 물을 받아 불을 껐다”고 아쉬워했다.

”초기 진화때는 캠핑장 관리인 한 명과 우리 가족만 있었다”며 “시간이 좀 지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화재진압을 도왔다”고도 했다.

구조 도중 손가락 등에 화상을 입은 박 씨는 이날 오전 6시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실에서 3시간 가량 치료받은 뒤 귀가했다.

이날 불로 구조된 이 군의 아버지(37), 형(11), 동생(6) 등 일가족 3명과 이씨 후배로 보이는 천모(36)씨와 아들 등 총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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