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내 무너져 벽·내장재 7m 쌓여… 철재부두 안에서 DNA 추출

선내 무너져 벽·내장재 7m 쌓여… 철재부두 안에서 DNA 추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04-09 23:08
업데이트 2017-04-10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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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유해·유류품 수습 어떻게

“안전 위해 치밀한 사전 정리 필요”
선체조사위, 英 감정기관과 조사
해양수산부가 지난 8일 공개한 세월호 선체 내부 모습. 세월호 좌현에서 우현 쪽(천장)을 촬영한 모습. 왼쪽 위는 4층 A데크이며 오른쪽 아래 측은 선교 갑판(N데크) 하부의 모습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객실들로 인해 우현의 창문이 보이지 않았겠지만 사진에서는 우현, 중간, 좌현측 객실이 모두 무너져 내려 창문과 빛이 다 보인다. 촬영자의 발밑인 좌현에는 각종 객실 내장재들이 6~7m 높이로 쌓여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가 지난 8일 공개한 세월호 선체 내부 모습. 세월호 좌현에서 우현 쪽(천장)을 촬영한 모습. 왼쪽 위는 4층 A데크이며 오른쪽 아래 측은 선교 갑판(N데크) 하부의 모습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객실들로 인해 우현의 창문이 보이지 않았겠지만 사진에서는 우현, 중간, 좌현측 객실이 모두 무너져 내려 창문과 빛이 다 보인다. 촬영자의 발밑인 좌현에는 각종 객실 내장재들이 6~7m 높이로 쌓여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그림의 음영 부분은 세월호 우현 측의 각종 객실·내장재가 무너져 내려 좌현 측에 쌓여 있는 모습을 표시한 것. 높이는 최대 6∼7m로 추정. 해양수산부 제공
그림의 음영 부분은 세월호 우현 측의 각종 객실·내장재가 무너져 내려 좌현 측에 쌓여 있는 모습을 표시한 것. 높이는 최대 6∼7m로 추정.
해양수산부 제공
세월호 선체가 숱한 난관과 곡절을 거쳐 참사 발생 1090일째인 9일 육상으로 올라왔다. 선체 인양의 근본적인 목적은 공식적으로 ‘실종’ 상태에 있는 9명 희생자의 유해 및 유류품을 찾는 것이다. 정부는 구조물 점검 등 작업자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서둘러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동시에 3년간 미궁에 빠져 있었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곧 이뤄지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를 거치한 전남 목포 신항 철재부두 안에 관련 시설을 마련해 선내 수색과 미수습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DNA) 추출, 유류품 분류·세척·보관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미수습자 수색을 늦출 이유가 전혀 없고 수색 계획을 이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전달했다”며 “다만 선내가 무너져 내리면서 변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등 수색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해수부가 처음 사진으로 공개한 세월호 내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승객들이 머물렀을 객실과 복도는 도면을 겨우 봐야 위치를 알 정도였다. 벽체 패널과 철재 파이프, 목재 등 내부재는 선체에서 위태롭게 매달려 있거나 무너져 내려 바닥에 뒤엉켜 있었다. 특히 9m 정도 들어간 지점부터는 세월호가 좌현으로 넘어지면서 객실 벽과 내장재들이 무너지고 쏠리면서 각종 폐기물이 6~7m 높이로 쌓였다. 선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 관계자는 “선체 내부에 내부재 등이 불안한 상태로 있어 어디를 밟아야 할지, 어디에 서 있을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선체조사위는 생존자들의 진술과 선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미수습자들의 위치를 추정하고 있다. 4층 선수에는 단원고 남학생 객실이, 선미에는 여학생 객실이, 그 바로 아래는 일반인 객실이 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미수습자들은 무너져 내린 화물들 사이에 끼여 있거나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 물 위에 떠 있다가 화물들 맨 위에 그대로 내려앉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화물을 하나씩 드러내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체 결함, 과적, 조타수 과실, 내부 폭발설 등 사고 의혹 규명에 대한 선체 조사 작업도 곧 시작된다. 선체조사위가 자문하기로 한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 관계자 2명은 지난 8일 세월호를 싣고 온 운반선에 탑승해 선체 외관을 검증하며 증거 수집에 나섰다. 브룩스 벨은 1994년 852명이 숨진 ‘에스토니아호’ 침몰사고, 2012년 32명이 숨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고 등에 조사에 참여했다. 브룩스 벨은 기존 국내에서 이뤄진 원인 조사도 재점검한다. 사고원인 규명에 중대한 단서가 될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등의 데이터를 복원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기 내 저장장치가 특수 처리된 금속이라도 강한 염분에 장기간 노출되면 완전히 부식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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