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음란행위에 승부조작까지…위기의 KBO 리그

도박·음란행위에 승부조작까지…위기의 KBO 리그

입력 2016-07-21 17:22
업데이트 2016-07-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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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안지만·이태양·문우람에 참가활동정지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리는 7월은 야구팬에게 축제와도 같은 달이다.

하지만 올해 7월, 야구팬은 깊은 배신감에 몸서리치고 있다.

홈런왕 출신 선수의 성추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역 선수가 불법 도박장 개설에 개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프로 스포츠의 뿌리마저 흔들 수 있는 승부조작까지 연달아 터졌다.

김상현(케이티)은 지난달 16일 전북 익산의 한 주택가에서 자신의 차를 세워두고 그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길을 지나던 20대 여대생의 신고로 4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베테랑 선수가 벌인 초유의 사건에 케이티 구단은 곧바로 임의 탈퇴 조처했고, 선수단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작년 해외 원정도박 4인방 가운데 임창용은 징계를 소화하고 KIA에 입단했고,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삼성에 남은 안지만과 윤성환은 논란 끝에 4월 1군에 복귀해 조용히 뛰고 있었는데, 이중 안지만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1억여원의 돈을 대준 혐의가 20일 드러났다.

안지만은 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지만, 검찰은 상당 부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선수가 ‘도박장 손님’으로 모자라, ‘도박장 숨은 주인’으로까지 나선 셈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안지만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윤성환은 핵심 피의자를 아직 잡지 못해 증거 불충분으로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그리고 삼성 구단은 일반적인 방출을 뜻하는 ‘웨이버 공시’보다 더 강력한 계약 해지를 KBO에 요청했고, KBO가 이를 받아들여 안지만은 불명예스럽게 야구공을 내려놨다.

가장 죄질이 나쁜 승부조작은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 꿈에 젖었던 한국 야구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이날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했다.

더불어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먼저 제의한 문우람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인 점을 고려해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이태양은 총 4번에 걸쳐 승부조작을 했고, 본인이 이를 모두 인정하면서 프로야구로부터 영구추방 처분될 게 확실시된다.

다만 문우람은 이태양-브로커와 삼자대면에서도 줄곧 결백을 주장해 앞으로 수사 상황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이날 안지만과 문우람, 이태양을 일단 참가활동정지로 제재하고, 향후 처벌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한국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는 이번 사태에 큰 위기감을 느낀다.

이날 오전 발표한 사과문에서 KBO는 “승부조작 연루 정황이 드러나 수사 중이고, 일련의 품위 손상 행위로 국민 여러분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어떠한 고통이 뒤따른다 할지라도 말끔히 도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야구팬은 김상현으로부터 환멸감을 느꼈고, 안지만으로부터 야구 선수의 도덕적 해이를 실감했으며, 승부조작 파문으로 야구 자체에 흥미를 잃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아직도 프로의식을 가지지 못한 선수들이 있으며 이들이 직업윤리와 책임의식 없이 물질적 욕구만 추구하고 야구팬과 야구의 중요성을 외면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재발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KBO와 10개 구단, 그리고 선수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야구 선수의 모든 비위행위를 발본색원하지 않으면 2000년대 초반처럼 프로야구 암흑기가 다시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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