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소리 멈춘 개성공단…입주기업 ‘망연자실’

기계소리 멈춘 개성공단…입주기업 ‘망연자실’

입력 2013-04-09 00:00
업데이트 2013-04-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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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는데”…납품계약 파기 등 후폭풍 우려

9일 오전 북측 근로자가 전날 북한의 발표대로 개성공단으로 출근하지 않자 입주기업 대표들은 망연자실해했다.

공장의 가동 중단에 따라 공단 입주기업들은 거래업체의 납품계약 파기나 자금 문제가 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당장 대책을 찾을 길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입주기업 대표 A씨는 “방금 개성 현지에 전화해보니 한국 직원이 북한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아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300여 명은 보통 오전 7시에 출근해 7시30분부터 일을 시작했으나 이날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했다. 북한 근로자를 철수시키겠다는 북측 이야기는 근로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 나온 이야기였다”며 “설마 설마 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오늘 이후로 납품 계약을 맺고 있는 대기업의 계약 파기 압박과 금융권 빚 독촉이 상당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다. 대안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 B씨도 북한 근로자가 예정된 시간인 오전 8시30분에 출근을 하지 않아 공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의 공장에는 북한 근로자 2천800명이 일하고 있다.

그는 “남북 경협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어떻게든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살려서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라며 “정부는 북한의 변화 없이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변화를 위해서 먼저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도 “오늘 아침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북측 근로자들 위한 통근버스 운영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개성공단 상황을 설명했다.

2004년 개성공단이 가동된 이후 기계 소리가 완전히 멈춘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여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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