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사고확인 후 45분 지나서야 119 신고

현대제철 사고확인 후 45분 지나서야 119 신고

입력 2013-05-10 00:00
수정 2013-05-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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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내용도 ‘질식 아닌 감전’…”사고순간 목격자 있다→없다” 번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10일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 회사 측이 사고를 인지하고 45분이나 지나서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119 신고자는 ‘질식이 아닌 감전’으로 상황을 전했다. 회사 측은 사고 순간을 본 목격자가 있다고 했다가 없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충남 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사고 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2시 25분이다.

이에 앞서 회사 측이 사고를 인지한 것은 오전 1시40분께다.

즉, 회사 측이 자체적으로 초기 대응을 하느라 45분가량을 흘려보낸 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오전 1시쯤 작업을 하러 들어갔고 30∼40분가량 지나 작업이 완료될 시간인데 작업자들이 나오지 않아 살펴보던 중 사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이 종합적인 대처능력을 가진 119에 신고부터 하고 필요한 조치를 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제철 측은 자체 소방서(구급대)에 연락하고 나서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측은 관할 소방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4명을 자체 구급차 3대에 싣고 먼저 출발했다.

당진소방서는 신고를 받고 1분 만에 출동해 구급차로 남은 1명을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당진소방서 구급차가 왔을 때 회사 측 구급차 3대는 떠나고 없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대제철 측에서 구급차가 필요하니까 연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체 구급대가 있어서 사고 시 진화·구조를 하다가 실패했을 때 119에 신고한다”며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해결하다 신고하는 스타일”이라고 언급했다.

자체 수습을 시도하다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지적에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선 눈앞에 (사고가) 보이면 조치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사고 확인과 신고 사이에) 시각의 차이가 난 것을 자체 수습 시도로 본다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고 내용도 의문이다. 당시 신고자는 ‘보수 작업 중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부상자 5명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상황을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초기에는 사고 원인을 잘 몰라서 감전인 것으로 생각하고 전기를 다 차단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5분이나 지나서 사실과 다르게 설명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다.

현대제철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5명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한 직원이 있다”며 사고 즉시 발견했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이 직원이 어떻게 대응했고 언제 신고했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다 경찰이 ‘작업자가 이미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애초 목격자가 있다고 설명한 것이 잘못됐다며 번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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