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적 문화, 비행 안전에 더 위험할 수도”< FP>

“순종적 문화, 비행 안전에 더 위험할 수도”< FP>

입력 2013-07-10 00:00
업데이트 2013-07-10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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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안전, 국가 경제력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아””이번 사고와는 무관…韓항공사 안전도 큰 발전”

국가별 항공안전도가 경제력과 대체로 비례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으며 오히려 문화적 차이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아널드 바넷 교수가 지난 2010년 발표한 ‘국가별 항공안전 차이’라는 제목의 연구결과 등을 인용, 국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도 항공안전도가 그에 따르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서유럽 등 전통적인 선진국의 경우 항공사고 사망자가 승객 1천400만명 당 1명(2000~2007년 기준)으로,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등 후진국(80만명 당 1명)보다 훨씬 적지만 한국, 대만을 비롯한 신흥경제국은 후진국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콩 등 개발도상국은 항공사고 사망자가 승객 200만명 당 1명으로,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 미치친다.

포린폴리시는 그러면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일반적 이론은 문화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라며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에서 비행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화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직급이 낮은 승무원들이 아무래도 상급자인 조종사의 결정에 도전하거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포린폴리시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1990년 뉴욕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콜롬비아의 아비앙카항공 사고를 꼽았다. 당시 승객, 승무원 157명을 태운 아비앙카항공 여객기는 도착지인 뉴욕 상공에서 기상악화로 선회하던 중 연료가 다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도 공항 관제탑의 착륙 허가를 기다리느라 결국 추락했다.

포린폴리시는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당시에는 기수를 다시 올릴 것인가를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달랐다면서 순종적 문화와는 무관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대한항공이 이른바 ‘조종석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기울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꼽히는 등 한국 항공사는 최근 안전도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소식통은 “전혀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항공안전에 문화적인 요인을 부각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오히려 일사불란한 대응이 안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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