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신당 창당’ 깃발…정치권 빅뱅 신호탄되나

安 ‘신당 창당’ 깃발…정치권 빅뱅 신호탄되나

입력 2013-11-28 00:00
업데이트 2013-11-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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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분화 속 민주당과의 주도권 경쟁 점화 관측내년 6월 지방선거 성과가 일차 관문될듯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새정치 추진위원회’ 출범을 선언, 신당 창당의 깃발을 들면서 정치권 ‘빅뱅’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낡은 틀로는 더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다”며 기성정치권에 대한 대안세력을 표방한 ‘안철수 신당’의 출현은 새누리당-민주당이 분할해온 양당체제 중심의 현 정치구도에서 다당제로의 재편을 알리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안 의원이 이날 ‘삶의 정치’를 내세워 좌우를 뛰어넘는 외연확대 의지를 내비침에 따라 신당 창당의 직격탄을 맞게 된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도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영향권에서 일단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가깝게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멀게는 향후 총·대선 국면에 이르기까지 여의도 지형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안 의원 스스로 “새정치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정치권 지형변화의 ‘주역’을 자임했다.

’안철수 신당’의 현실화는 일차적으로 야권의 새판짜기 움직임에 중대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야권내 독주체제가 흔들리게 되면서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책임있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간 양보없는 주도권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양측간 쟁탈전이 정해진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계안 전 의원의 탈당 등 일부 전직 의원들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등 야권의 분열 내지 분화에도 불이 댕겨졌다. 신당이 지방선거 국면을 거치며 어느정도 파괴력을 입증한다면 민주당 밖 원심력이 커지지면서 ‘탈당 러시’ 등 대규모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경우 가뜩이나 존재감 부각에 고전을 면치 못해온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에 대해 “한국 정치사에서 제3세력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내심 그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긴장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꾸려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두 배 가량 상회하고 있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위협적 요소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일단 지방선거까지는 경쟁적 관계를 유지하되 차기 총·대선 국면에서 새로운 관계설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내에서 헤쳐모여식 ‘통합신당’ 창당론이 솔솔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신당의 향후 위상 변화에 따라 연대·통합의 폭과 주도권을 쥐는 주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 야권 전체가 급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대권주자간 경쟁구도도 출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안철수 신당+민주당내 비노(비노무현) 세력’으로 양분되는 구도가 짜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는 ‘경우의 수’ 중 하나다. 비노-중도 가치를 공통분모로 한 ‘안철수-손학규’ 연대설이 꾸준히 나도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지방선거에서도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 등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전략적 형태의 연대 또는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기된다. 기성정치권과의 차별화를 내세운 안 의원으로선 독자적 깃발로 승부를 걸어야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어부지리로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면 자칫 야권 분열의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안철수 신당이라는 실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1차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찻잔 속 태풍으로 사그라들지 아니면 메가톤급 태풍으로 여의도를 몰아칠지의 분기점이라는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참신한 간판급 인물군 영입과 구체적 비전 제시 여부에 신당의 운명이 달려있는 셈이다. 기존에 거론된 민주당 출신 인재풀을 뛰어넘는 인재 수혈에 실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기성정당의 아류’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내주께 ‘베일’을 벗게 될 신당 참여 세력들이 면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단기적으로는 야권의 분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단 여유로운 표정으로 향배를 관망하고 있지만,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안 의원의 정치적 근거지가 여권의 지역적 기반인 부산인데다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 뿐 아니라 중도·무당파에 대한 표 확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여권에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안 의원은 이날 이념투쟁이나 극단주의를 경계하면서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라며 범야권의 틀을 벗어난 ‘파이 키우기’를 시도했다.

특히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이 신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소문으로만 떠돌던 여권내 중도세력 이탈도 현실화된다면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은 그야말로 정치권 전체의 판을 뒤흔들 ‘뇌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콘텐츠로 민주당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면서 비전을 제시하면서 유의미한 제3세력임을 입증할지 여부에 신당의 영향력 여하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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