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기류도 변화… ‘문창극 엄호’ 발언 없어

與, 지도부 기류도 변화… ‘문창극 엄호’ 발언 없어

입력 2014-06-18 00:00
수정 2014-06-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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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후보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냉담한 여론이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친박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이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을 기점으로 새누리당 지도부의 기류도 확연히 변하고 있다.

문 후보자 청문회의 절차적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제기하는 일부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 발언은 나왔지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후보를 ‘엄호’하는 당 지도부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거나 야당의 공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배째라당”(윤상현 사무총장)이라는 비난까지 내놓으며 ‘문창극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던 분위기와 대비됐다.

논란 초기 문제가 됐던 문 후보자의 1시간10분짜리 교회 강연 전체 영상을 시청하며 여론의 반전을 기대했던 스탠스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가면서 의원 한분 한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동시에 국민 여론도 경청하면서 당의 입장을 지혜롭게 정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인사청문절차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적인 입장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오늘도 장을 만들어 의원 의견을 들었는데 서서히 순리대로 과정 거치면서 의원들 생각이 정리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당론이라 해서 설득하고 했지만 한분 한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독자적 의사결정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 자진사퇴 서명에 참여한 초선 김상민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당과 박근혜 정부에 모두에 유익하다”고 거듭 문 후보 사퇴 촉구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외에서도 당권 주자들의 문창극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월드컵 대(對) 러시아전을 관람하며 기자들과 만나 전날보다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김무성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자가 해명에도 불구, 여론이 지지하지 않으면 거취를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 비판 기류가 당내 공개적으로 확산되고 인준 표결 전망이 어둡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일단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정부의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여부를 지켜보면서 입장을 정리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인준요청서를 제출한다면 그때 인사청문위원을 구성하는 등의 준비를 할 것”이라면서 “그전까지 지도부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지 특정한 방향으로 설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여론이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내심 문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거나 청와대가 결단하기를 바라는 눈치도 있다.

인사청문회까지 갈 경우 국회로 불이 옮겨 붙고 당이 부담을 안으면서 7·30 재·보궐선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문 후보자에 대한 상황이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다”면서 “자칫하다가는 20석 가까이 열리는 재보선에서 패배하고 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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