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청와대 출장소장 자임…일일이 진실공방 가치 없어” 총반격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여당의 ‘송민순 회고록’ 총공세가 최근 최저치를 기록한 정부 지지율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 수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라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특히 2012년 대선정국에서 제기돼 곤욕을 치렀던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의혹을 먼저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제2의 NLL 공작’으로 규정, 같은 공격에 두 번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여권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하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정보위 증인 출석이나 국가기록물 열람 주장도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일축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없이 명예훼손을 한 데 대해 법적대응하겠다”며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를 엄호했다.

그는 또 취재진에 “산더미같은 의혹, 편파기소를 다 덮어버리려고 하는 의도인데, 그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전 장관은 소신을 자서전에 피력한 것 같은데, 그럼 우리가 뭐라고 하겠나. ‘아, 그러세요?’라고 하느냐”고 웃으며 “개인 회고록을 다 꺼내 진실공방을 할 건가”라고 반박했다.

추 대표는 또 “JP(김종필 전 총리)가 말하길 본인은 회고록이라고 안쓰고 증언록이라고 한다고 하셨다. 회고록은 누구 것이든 세상에 믿을 만한 게 없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야권 일각에서 송 전 장관이 같은 외교라인으로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띄우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반 총장을 격려했던 JP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김영주 최고위원도 “회고록 사태는 제2의 NLL 공작”이라며 “NLL 사태 때도 진실은 명백했고, 허위 발언한 새누리당 전 의원이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997년 청와대 행정관과 안기부 직원이 북한에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청탁한 정권, 2011년 5월 청와대 비서관과 국정원·통일부 고위인사가 북한 측과 만나 돈 봉투를 주며 ‘유감이라도 표시해달라, 남북정상회담을 빨리 추진하자’고 한 정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NLL 논란으로 국민을 현혹했던 박근혜정부가 또다시 위기 돌파 카드로 종북몰이를 선택한 건 그만큼 어려움에 처했단 방증”이라며 “구시대적 색깔공세는 수명을 다했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최고위원도 “제1야당 전 대표에게 내통을 모의했다고 주장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발언은 역대 집권당 대표가 한 말 중 최악”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자 청와대 출장소장을 자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의장 밖에서도 포탄을 쏟아냈다.

박범계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송 전 장관이 공무상 비밀누설 위험을 무릅쓰고 기술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기다렸다는듯 새누리당도 내통 등 표현을 써가며 문 전 대표를 공격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특히 “단정하고 싶진 않지만 송 전 장관 회고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칭송하는 대목들이 나온다”며 “SNS상에선 뭔가 유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찔렀다.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회고록 사태에 대해 “야당이든 여당이든 지도자들이 좀 더 품격있는 언어를 써주길 바란다. 내통이란 단어는 전혀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2007년 통일부 장관 보좌관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이 처음에 찬성 의견을 내 이재정 장관이 화를 냈단 것”이라며 “문 비서실장은 회의를 주도할 위치도 아니었다”고 사실관계를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