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 권력지형 ‘요동’

北 장성택 실각… 권력지형 ‘요동’

입력 2013-12-04 00:00
업데이트 2013-12-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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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측근 2명 반당 혐의 공개 처형 파악”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세력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다고 국가정보원이 3일 밝혔다. 국정원 측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들도 공개 처형되는 등 북한에 심각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왼쪽)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가운데)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지난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6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농적위군 열병식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왼쪽)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가운데)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지난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6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농적위군 열병식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정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에 대한 긴급 대면보고를 통해 “11월 중순 장성택의 오른팔과 왼팔인 리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 처형됐고 장성택은 지난달 6일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면서 “장성택도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며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처형 사실이 이미 북한 내부에 공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가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갔었다”고 설명했다. 장성택 측근 인사들의 비리 혐의 포착과 처형 과정에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외에도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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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왼쪽). 사진은 리룡하가 지난해 3월 8일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 기념 은하수음악회에 참석해 김정은 제1위원장 앞에서 부인과 함께 2중창을 부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왼쪽). 사진은 리룡하가 지난해 3월 8일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 기념 은하수음악회에 참석해 김정은 제1위원장 앞에서 부인과 함께 2중창을 부르는 모습.
연합뉴스


리 제1부부장과 장 부부장은 반당(反黨) 혐의로 처형됐으며 노동당 행정부 기능도 사실상 화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두 사람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청 범위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성택과 함께 부인 김경희 당 비서의 동반 몰락도 예상된다. 김경희는 조카인 김 제1위원장에게 장성택의 실각을 만류했으나 김 제1위원장은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경희의 거취에 대해 “현재 특별히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경희는 현재 와병 중이며 최근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부 동요 차단에 부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자 노동신문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며 세상 끝까지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할 것’이란 기사를 내보낸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읍참마속’(泣斬馬謖) 격으로 장성택을 숙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의 권력이 현재 매우 공고함을 보여 주는 것으로 향후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현재 북한군에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12-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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