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에 검사장 감찰 요청까지…檢 ‘착잡·참담’

내분에 검사장 감찰 요청까지…檢 ‘착잡·참담’

입력 2013-10-22 00:00
업데이트 2013-10-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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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공정성·독립성 확보 계기 기대도

국정원 사건 수사를 놓고 지휘부와 수사팀 간 사상 초유의 내분이 불거진데 이어 22일 서울중앙지검장의 본인 감찰 요청까지 더해지면서 검찰 조직은 또다시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낙마해 수장 공백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 최대 검찰청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가 검찰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검사장급 고위 관계자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스스로 감찰을 요청하는) 이런 사례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 “검사장에 대한 감찰이지만 사건에 관계된 윤석열 여주지청장 등에 대한 감찰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조영곤 지검장과 윤석열 지청장의 말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감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대검에서 서둘러 사건을 처리해야만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검찰에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조직 내분 사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데 대해 참담한 신경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전해졌다.

수도권의 한 지청장은 “낮 뜨거운 장면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한 조직 내부의 상처가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내부적 의견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외부로 이렇게 드러난 적은 처음이라 참담하고 속상하다”면서 “의사결정 난맥상에 총장의 부재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지청의 한 평검사는 “착잡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서 선후배 검사들이 국민 앞에서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정치적 사건에 휘말렸는데 한동안 영향을 받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번 사태가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을 차단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번 일로 인해 정치권이든 정권이든 함부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기 힘들지 않겠나”면서 “장기적으로는 검찰 독립에 긍정적 영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청의 한 부장검사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곪은 게 한꺼번에 터져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법무부 지시를 어기고 재심 사건에 대해 임의로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던 창원지검 임모 검사는 검사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앞으로 수사팀이 겪게 될 상황이 눈에 선하다”며 “수사팀이 힘을 내기를 기대한다”는 격려를 보냈다.

한편 검찰 내부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선 검사들의 별다른 의견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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