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TV토론 주인공은 역시 트럼프…”경선승복 약속 못해”

미 공화 TV토론 주인공은 역시 트럼프…”경선승복 약속 못해”

입력 2015-08-07 13:44
수정 2015-08-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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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트럼프 발언에 초반부터 ‘불꽃공방’…”리얼리티 쇼 굉음울렸다” 여성비하 발언 비판에 “로지 오도넬한테만 했다”…폴 의원에 “당신한테도 돈 주지 않았나”

미국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의 실내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6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첫 TV 토론은 시작부터 후보들 간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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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크리블랜드의 실내 농구장 ‘퀴큰론스 아레나(Quicken Loans Arena)’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첫 TV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BBNews=News1
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크리블랜드의 실내 농구장 ‘퀴큰론스 아레나(Quicken Loans Arena)’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첫 TV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BBNews=News1
여론조사 상위 10명을 상대로 실시된 이날 토론에서 남성 진행자인 브렛 베이어가 처음 던진 공통 질문은 최종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후보는 손을 들라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10명 가운데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만 손을 번쩍 들었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트럼프는 “만약 내가 아닌 다른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다면 내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경선결과 승복) 약속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솔직히 나는 지금 정치적으로 완전히 옳게 결정할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선 패배 시 제3당 또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자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즉각 “그동안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곤 했던 트럼프가 벌써부터 위험 분산 차원에서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트럼프는 즉각 “내가 당신한테도 많은 돈을 주지 않았느냐”며 ‘폭로성’ 발언으로 맞받았다.

트럼프는 다른 후보들 이외에 토론 공동진행자인 폭스 뉴스의 여성 간판 앵커 메긴 켈리와도 정면충돌했다.

켈리는 트럼프에게 “당신은 트위터에서 당신이 싫어하는 여자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그리고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며 여성 비하 발언을 거론하자 트럼프는 “로지 오도넬한테만 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켈리가 “그런 것 같지 않다. 다른 사람한테도 한 것 같다. 당신 트위터를 보면 여성들의 외모에 관한 경멸적인 언급들이 있다”고 거듭 반격했다. 로지 오도넬은 동성결혼을 한 거구의 여성 코미디언이다.

이와 관련해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CNN 방송은 “(트럼프가 진행해 온) ‘리얼리티 쇼’가 오늘 토론에서 굉음을 울렸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미 언론은 “트럼프가 물을 흐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토론 내내 박수와 함께 폭소, 환호가 터지기도 했으나 야유도 나왔다.

폴 의원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통신기록 수집 문제를 놓고 거칠 설전을 벌였다. 폴 의원이 NSA 통신기록 수집 근거법인 애국법 연장에 반대한 것을 크리스티 주지사가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란 핵협상을 비롯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이민개혁, 동성결혼, 경제 이슈 등이 광범위하게 다뤄졌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신중절 찬성 단체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지원 중단 문제도 거론됐다.

오바마 정부를 비판하는데 있어서는 대부분 후보가 한목소리를 냈다.

이민개혁과 관련한 이슈가 나오자 트럼프는 모든 정치인을 싸잡아 “어리석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이 아니었으면 불법 이민문제가 애초부터 이슈가 되지도 않았다며 자신의 ‘공’을 거듭 주장했다.

이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입추의 여지 없이 토론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10명의 후보가 등장하자 열렬한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소개될 때는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후보는 트럼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테드 크루즈(텍사스)·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랜드 폴 상원의원, 크리스티 주지사,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 등 지지율 순으로 소개됐다.

다만, 카시치 주지사의 경우 10명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낮은데도, 토론 장소가 오하이오라는 이유로 후보 가운데 가장 큰 박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토론 대열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그의 오른쪽에는 부시 전 주지사, 오른쪽에는 워커 주지사가 배치됐다.

이날 토론이 끝난 후에도 트럼프에게 가장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일부 취재진은 트럼프를 향해 “도널드, 고개 좀 돌려서 여길 봐달라”며 외치기도 했다.

’메이저 리그’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된 ‘마이너 리그’에서도 트럼프가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사실상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가 보수주의보다는 명성을 이용하고 있다”며 “내가 트럼프와 가장 대조적인 인물”이라고 주장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는 “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가 대선 출마 직전인 지난 5월 말 민주당 소속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대선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비꼬았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집중 비판을 받았다.

린지 그레이엄(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힐러리 클린턴을 뽑으면 더 나은 삶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는 “한마디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첫 TV 토론 개최 장소인 클리블랜드는 내년 7월 18일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한마디로 ‘적진’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대선 경선의 첫 포문을 연 것으로, 여기에는 대선 승리에 대한 공화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장 안팎에는 미국 주요 언론뿐 아니라 연합뉴스와 교도통신 등 외국 언론까지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클리블랜드 시내 곳곳에서도 대선 열기가 묻어났다. 더욱이 공화당 전국위가 5∼7일 토론회장 인근 르네상스 호텔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면서 이 호텔뿐 아니라 시내 다른 호텔도 모두 동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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