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사태에 월마트 등 유통공룡 속탄다…美정부에 개입 촉구

한진해운사태에 월마트 등 유통공룡 속탄다…美정부에 개입 촉구

입력 2016-09-02 11:31
업데이트 2016-09-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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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쇼핑시즌 앞두고 대혼란”…“컨테이너 54만개 한달넘게 배달 지연

”美상무부·연방 해사위에 서한 제출…“한진해운 美 태평양항로 점유율 7.8%”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월마트와 타깃 등 소매업체들이 미국 상무부에 개입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소매산업지도자연합은 상무부와 연방해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중대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진해운 사태가 소비자와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 연방정부가 개입해 항만과 화물업자, 한국정부와 함께 혼란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했다.

한진해운은 미국의 태평양 횡단 무역거래물량의 7.8%를 담당한다고 소매산업지도자연합은 서한에서 밝혔다.

제시카 댕커트 소매산업지도자연합 선임이사는 “하필이면 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물건을 잔뜩 쌓아야 할 시점에 대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시점이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소매산업지도자연합 회원사로는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월그린스 등이 있다.

전세계 터미널과 항만에서는 돈을 받을 수 없을 것을 우려해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 취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미국 항만과 해운업체, 수출업자, 화물운송업자들을 거대한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행 화물은 아예 초장부터 지연되고 있다. 화물을 실은 한진해운 선박은 미국 항만에 출입을 거부당했고, 이미 하역된 화물에 대해서도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한진해운 선박은 부산에서 출항이 금지됐고, 미국이나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에 갔던 선박들은 되돌려보내졌다.

WSJ은 아시아 지역 중개인들을 인용, 한진해운이 6개 해운사가 소속된 해운동맹체 소속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확산될 수 있다며, 대형선박 40여 척 분량인 컨테이너 54만 개의 배달이 최대 한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운임은 치솟았다. 화물업자들에 따르면 부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운임은 컨테이너당 1천700달러에서 600달러 치솟아 2천300달러에 달했다. 화물중개업체들은 앞으로 운임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 미국 수출업자는 시중 운임 호가가 컨테이너당 2천 달러까지 상승했다고 귀띔했다. 이는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기 전 700달러에서 무려 185% 치솟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월마트, 타깃, JC페니 등 소매업체들의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마릴리 맥키니스 월마트 대변인은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평가하기 전에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한진해운의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화물업자들이 대혼란의 와중에 잃어버린 화물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상정보컨설팅의 라스 옌센은 “2001년 한진해운보다 훨씬 작은 한국의 조양상선이 파산했을 때 1개 화물업체의 컨테이너 200개를 되찾는 데 6개월이 걸렸다”면서 “한진해운 사태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기 때문에 일부 화물을 되찾을 수 없게 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선박마다 타고 있는 15∼25명의 선원도 문제라고 WSJ은 지적했다. 이들은 입항이 거부된 채로 바다에 수주 간 표류해야 할 수 있다.

카라차스 해양자문의 바질 카라차스는 “그들은 수주간 버틸수 있는 물과 음식이 있겠지만, 이를 넘어가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며 “모두가 현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진해운이 소속 선박이 운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유럽과 미국에 파산보호신청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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