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vs 트럼프 역대 가장 ‘지저분한 싸움’ 펼친다

힐러리 vs 트럼프 역대 가장 ‘지저분한 싸움’ 펼친다

입력 2016-05-04 09:29
업데이트 2016-05-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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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카드’·성추문·인종차별·이메일스캔들 등 각종 추문 둘러싼 비방전 예상美·英 언론 “두 후보 모두 비호감…가장 지저분한 캠페인 전망”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맞대결 구도가 짜인 미국 대선 레이스가 사상 최악의 ‘지저분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이더’ 대(對) ‘아웃사이더’라는 극과 극의 인물 간 대결인 점과 아울러,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가장 약점들이 많고 비호감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국가비전과 통치능력의 대결은 온데간데없이 서로의 약점을 물어뜯는 네거티브의 격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대선 레이스의 전체적 흐름은 막말과 기행을 앞세운 돈키호테적 선동가인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의 ‘여성성’과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 ‘이메일 스캔들’ 등 온갖 약점에 비방 공세를 퍼붓고 클린턴 전 장관이 방어하는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는 경선 국면에서 ‘여성 카드’를 앞세워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포문을 열어 대선 레이스에서 이를 최대 쟁점으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첫 여성 대통령’의 슬로건을 앞세워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클린턴 전 장관 측의 구상에 맞불을 놓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5개 주 경선을 싹쓸이한 뒤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한 연설에서 “솔직히 클린턴이 남자였다면 5%의 득표도 못 얻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녀가 밀어붙이는 유일한 카드가 ‘여성 카드’”라고 몰아세웠다.

클린턴 전 장관이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미국의 대통령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공격인 셈이다.

그러자 클린턴 전 장관은 “여성의 헬스케어와 유급 가족휴가, 동일임금 등을 위해 싸우는 것을 ‘여성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내가 그렇다”고 맞서며 트럼프와는 반대의 입장에서 ‘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실 ‘여성 카드’로까지 이어진 여성 이슈의 활용은 트럼프의 일관된 선거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한 ‘여성 카드’를 던지기에 앞서 경선전 초반부터 폭스뉴스의 여성 진행자 메긴 켈리에 대한 비하적 발언과 낙태여성 처벌 등의 주장을 펼치며 여성을 둘러싼 논란의 한 중심에 섰다.

그런 점에서 ‘가장 지저분한 싸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에 대한 트럼프의 집요한 공격에서 정점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클린턴 전 장관이 “2008년 민주당 경선 때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버락)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가 성차별주의 애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성차별주의자’ 딱지를 붙이자 곧바로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전에 돌입했다.

그는 각종 연설과 인터뷰, 트위터 등을 통해 “힐러리가 자신의 남편을 선거유세에 참여시킨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성차별 애호가임을 드러내 왔다. 그래서 부적절하다”거나 “세계 최고의 (여성) 학대자들 중 한명”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본선 경쟁이 본격화하면 트럼프가 과거 르윈스키 성추문을 비롯해, 폴라 존스 등 과거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남긴 각종 성추문 스캔들을 도마 위에 올릴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공통된 전망이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진행 중인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도 트럼프의 각종 비방과 폭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반격의 초점은 트럼프가 쏟아낸 각종 선동적 발언에 맞춰질 게 확실시된다. 무슬림 입국금지나 불법이민자 1천100만명 추방, 멕시코와의 접경에 거대 장벽 설치 등 ‘허무맹랑한’ 공약과 각종 여성,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그 대상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금주 타운홀미팅에서 “대통령에 출마했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와 같은 선동을 내세워 악쓰고 횡설수설해서는 안 된다”고 밝혀 향후 공격 포인트를 예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선본선 경쟁은 맨주먹 난타전이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서버 사용과 여성 카드 등 모든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 적어도 트럼프의 견지에서 이번 대선 캠페인은 역대 가장 지저분한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금은 대체로 클린턴 전 장관이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지만, 트럼프가 개인 힐러리에 대한 공격으로 방향을 틀면 레이스는 미답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두 주자가 모두 역대급 비호감 후보라는 점이 싸움을 더욱 진흙탕 양상으로 몰고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직하지 못한 기득권자’(클린턴 전 장관)라거나 ‘악의적 선동가’(트럼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전략이다.

실제 월스트리저널과 NBC뉴스가 지난달 10∼14일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각각 65%와 56%에 달했다. 그런가하면 라스무센의 최근 조사에서는 유권자의 4분의 1이 두 사람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기권하겠다는 밝히는 등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인디펜던트는 최근 “이번 대선전은 두 후보가 모두 유권자 다수에 의해 비호감을 받는 레이스”라며 “트럼프는 약점이 너무 많고,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인들에게 너무 오래, 많이 알려진 터라 미국인들이 이들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계속 막말을 자제하지 않을 것이며,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를 매우 흠이 많은 후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클린턴 캠프는 이번 대선전에서 자신을 향한 모욕이 쏟아지면서 가장 지저분한 캠페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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