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루만에… “이산상봉 회담 보류”

北, 하루만에… “이산상봉 회담 보류”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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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회담도 보류” 판문점 채널 통해 통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을 제안했던 북한이 11일 돌연 제안을 보류했다.

“北에 있는 형 만나고 싶어요”
“北에 있는 형 만나고 싶어요” 북한이 11일 자신들이 제의한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해온 가운데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별관에 마련된 이산가족찾기 신청 접수처에서 북한에 있는 형을 만나려는 박인수(74)씨가 신청서를 확인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회담을 모두 보류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보류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이산가족 상봉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앞서 북한은 전날 우리 측에 17일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1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회담을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우리 측은 개성공단 문제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은 보류시키고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은 수용하되 장소를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바꾸겠다고 수정 제의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모두 보류한 건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선별 수용’,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거부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제의가 대남 전술적 측면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북한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에 “순수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에 적극 응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오는 15일 개성공단에서 열릴 남북 당국 간 3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는 우리 측에 맞서 강경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회담 보류 조치로 이산가족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 8824명이며, 이 가운데 5만 5960명(43.4%)이 이미 사망했다. 생존자 7만 2864명의 80% 이상은 70세 이상 고령자이다.

한편 개성공단 설비 반출 등과 관련, 12일 입주기업 관계자 132명을 비롯해 177명이 차량 131대를 이용해 방북한 뒤 현지 공장 내 물품 등의 반출 여부를 결정해 북측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통일부 측은 전했다. 일요일인 14일을 제외하고 다음 주까지 매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현지 방문과 물자 반출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7-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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