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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시대 열다] 긴박했던 나로호 발사, 시간대별 상황

[한국 우주시대 열다] 긴박했던 나로호 발사, 시간대별 상황

입력 2013-01-31 00:00
업데이트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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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00 발사대 차고 치솟아 16:00:35 양쪽 페어링 열리고 16:09:00 2단로켓·위성 분리

두 번의 좌절을 딛고 나로호(KSLV-Ⅰ)가 드디어 하늘로 날았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몸을 실은 나로과학위성(STSAT2C)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솟아오른 지 540초(9분) 만에 우주 상공 302㎞ 지구 저궤도에 안착했다.

30일 오후 4시 정각. 구름이 걷힌 맑은 하늘로 육중한 로켓이 힘차게 솟구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발사지휘센터(MDC) 안에서 초조하게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던 연구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흥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로호는 이륙 215초(3분35초) 뒤 페어링(인공위성 보호덮개) 분리, 232초(3분52초) 뒤 1단 로켓 분리 등 예정된 단계를 순조롭게 수행하며 성공적으로 지구궤도를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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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가 개최돼 발사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상청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날 최종 발사 예행연습(리허설)에 대한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의 검토 결과를 확인하고 발사 가능 시간대의 기상상황, 우주환경,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분석해 최종 발사 여부를 결정했다. 노경원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오후 1시 30분 나로우주센터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기술적으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고 우주환경과 기상상황 모두 문제가 없어 오후 4시를 목표로 발사 운용 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 두 시간 전부터 헬륨가스와 연료, 산화제를 충전하는 과정이 이뤄졌다. 오후 2시 10분 나로호 1단에 케로신(등유의 일종)과 산화제인 LOX(액체산소) 충전이 시작됐다. 오후 2시 26분부터는 측정센서가 있는 공급계에 1단 밸브 및 엔진을 제어하는 헬륨이 35분간 주입됐다. 2009년 1차 발사 때 실패 원인으로 지목됐던 부분이다.

연료충전 등 준비작업이 끝나자 오후 3시 27분 나로호를 일으켜 세운 뒤 지탱하던 이렉터(기립장치)가 최종적으로 철수하면서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후 3시 기준 나로호 발사대 주변 온도는 영상 10.2도, 바람은 초속 2m로 최적의 기상 조건을 보였다.

오후 3시 45분. 예정된 발사 시간을 15분 앞두고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발사를 관측하는 추적레이저동, 광학장비동, 제주추적소 등에서 나로호 출발 준비 상태에 대해 ‘이상 무(無)’라는 보고가 지휘센터로 전해졌다. 발사 최종 결정권자인 조광래 우주발사체본부장이 ‘고’(GO)를 외쳤다. 조 본부장이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지휘센터에 설치된 전광판 위 전자시계는 ‘00:15:00’에서 1초씩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

오후 4시 발사대를 차고 오른 나로호는 약 10초간 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세를 조절했다. ‘회피기동’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나로호에서 분출되는 고온·고압의 화염이 발사대 중요시설에 손상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로호 1단 엔진 하단부가 발사대 바깥을 향하도록 자세를 조절하는 과정이다.

나로호가 이륙하자 광학장비동에 있는 나로호 추적장비가 활동을 시작했다. 추적장비는 광학센서를 이용, 발사체의 비행자세 데이터를 확보해 지휘센터로 전송했다. 900m를 수직으로 상승한 나로호는 이어 남쪽 방향으로 서서히 기울어져 날아갔고, 이륙 후 54초 만인 오후 4시 0분 54초에 음속(초속 1200m)을 돌파했다. 추적레이저동에서도 나로호의 비행 궤적을 지휘센터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이륙 3분 35초 이후에는 고도 177㎞(지상거리 245㎞)에서 위성을 감싸고 있던 양쪽 페어링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2009년 1차 발사 때는 이 과정에서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로호가 정상적인 추력을 받지 못해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륙 후 3분 52초가 지나 고도 193㎞ 지점에 이르자 1단 엔진이 멈췄고, 3초 만에 1단 로켓 추진체가 떨어져 나갔다. 같은 시간 제주 서귀포에 있는 제주추적소와 인근 해상의 원격자료 수신장비는 발사체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며 위성의 동작상태 정보를 모니터링했다.

발사 후 6분 35초가 지나고 2단 로켓의 고체엔진(킥모터)에 점화가 시작됐다. 고도 302㎞에 도달한 발사 9분 후에는 2단 로켓과 로켓 꼭대기에 탑재돼 있던 나로과학위성이 분리됐다. 위성은 초속 약 8㎞의 속도를 보이며 정상적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고흥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1-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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